이 글은 일개 선교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이 어떻게 한국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으며, 34번째 민족대표로 여겨지는 프랭크 스코필드 교수가 어떻게 해서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하기 위한 것이다. 세브란스에서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세브란스병원의 지정학적인 위치이다. 세브란스병원 앞의 서울역은 전국 교통망의 중심이고, 서울역 앞은 서울 진입의 중요한 관문 구실을 하고 있었다. 세브란스병원이 해방정국, 한국전쟁, 4·19혁명 등 한국정치사의 주요 무대가 된 것은 이러한 지정학적인 위치가 중요하게 작용했을 터이다. 둘째, 제중원·세브란스의 사회운동 및 독립운동의 전통이다. 제중원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서양병원으로서 한국사회에서 계몽적 위치에 있었고, 제중원의학교 출신 학생과 졸업생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제중원 의료선교사들 역시 의료활동과 선교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각종 사회운동과 계몽운동에 참여하여 한국인들의 문명개화와 고등교육을 선도하였다. 특히 1907년 구한국 군대의 해산 당시 부상병 치료, 세브란스병원의학교 제1회, 제2회 졸업생들의 독립운동 및 사회운동 참여 등으로 세브란스인들은 사회운동과 독립운동에서 확고한 지위를 가졌다. 셋째, 한국 YMCA설립 초기부터 알렌, 에비슨, 오긍선 등 제중원·세브란스의 지도자들은 YMCA의 조직과 설립에 적극 개입하고 있었다. 학생 YMCA라는 조직은 세브란스의전 학생들이 전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세브란스의 학생조직을 대표했고, 전국적인 네트워크까지 갖추고 있어 정보공유와 조직동원에 유리하였다. 학생 YMCA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사회·계몽운동의 전진기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3·1 운동과 각종 독립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 독립운동의 주요 인맥과 조직도 학생 YMCA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 넷째, 세브란스의 내부 인적 네트워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는 의사，간호사，직원 등 다양한 직군들이 상주한다. 이들은 사회운동과 독립운동에 필요한 직군 자체의 경험을 전수시켰으며 직군 상호간 필요한 정보를 유통시켰다. 특히 세브란스는 기독교와 연합선교를 대표하는 곳이기에 인적 교류가 보다 다양하고 전국적인 규모로 이루어졌으며, 각 직군 간에 필요한 업무를 분담하거나 협조하는 형태로 사회운동과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세브란스의 독립운동이 단지 일회적인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사회변화의 동인으로 작동한 것은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운동을 전개해 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세브란스의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빛을 발하는 인물 중의 하나가 프랭크 스코필드 교수이다. 그는 세브란스의 연합의학교육이 출범하면서 캐나다 장로회를 대표하여 세브란스로 파견되었다. 그는 강직한 성품으로 학생과 교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고, 세브란스 학생 YMCA 조직과 긴밀히 연계되어 사회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그가 3·1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세브란스라는 독특한 사회환경이 그를 3·1운동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3·1운동의 진상을 국내외에 알리는 일이었는데,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3·1운동의 진상을 폭로하고, 수촌리·제암리 학살 사건을 보도하였으며, 제소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스코필드 교수의 행적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단순히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을 충실히 수행해서가 아니라 그의 삶 자체가 정의를 사랑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을 사랑했으며, 실천하는 지성인으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This paper illuminates how a medical missionary and a missionary hospital are related to the independence movement in Korea. The missionary hospital was a medical and charitable institution, not a hotbed of politics and social movement. However, as a missionary medical center, Severance Hospital became the center of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in the early 20th Century, and Professor Frank Schofield (1887-1970) played a crucial role. Several reasons underlie Severance Hospital`s focal position in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The first of these is geopolitical: Seoul station, situated in front of Severance Hospital, was the center of traffic for the whole country. Essentially, Seoul station was the gateway to Seoul. Because of this geopolitical factor, Severance Hospital served as the main stage for political history in Korea and saw movements such as the Korean Liberation in 1945, the Korean War, and the April 19th Revolution. A second reason why Severance Hospital was the base for the independence movement relates to its social history. The hospital had a tradition of inaugurating social and independence movements. Chejungwon, the first Western hospital and medical school in Korea, graduated many students from medical school. These graduates, and the medical school personnel who taught them, participated in missionary activity, social enlightenment, and the independence movement. A third factor enabling Severance Hospital to play a key role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is connected to its leadership at the time. Horace Allen, Oliver Avison, and Oh Geung-sun, the heads of Chejungwon and Severance Hospital, organized the student 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 (YMCA) in Korea. Most students in Severance Medical College (SMC) joined the student YMCA, which networked with other branches throughout the whole country network. The branch at SMC carried out missionary and social work through this network. As the March 1st Independence Movement proceeded, the student YMCA at SMC was heavily involved in promoting the independence movement. Finally, the human network in Severance Hospital was pivotal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Many people, such as doctors, nurses, and other medical staff, stayed in the hospital. They communicated vital information with each other and passed down their personal experiences. This human network operated in Severance Hospital and throughout the country as a whole. Human networking was not a one-time event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it was a critical, on going factor. Professor Frank Schofield became the symbol of the human network. As the Severance Union Medical School (SUMC) started in 1913, the Canadian Presbyterian church decided to dispatch a bacteriologist, Professor Frank Schofield to SUMC. Over time, he came to be respected due to his upright character. He participated in YMCA activities and the human network in Severance Hospital, which led him to become a major player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As an ardent supporter of the struggle for independence from Japanese occupation, he made a photographic record of events, including the Suchonri and Jeamri massacres. He gathered information about independence fighters and campaigned for civil rights for prisoners. Throughout his life, he showed himself to be a practical and intellectual man.